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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언어제국주의] 2 언어와 민족은 분리할 수 있다는, 언어 제국주의를 지탱하는 언어 이론
글쓴이:sternenhaufen

조회:200
작성일:2008-04-04 12:58:48
수정일:2008-04-04 12:59:21

게시물주소: http://daziwon.ohpy.com/221821/4

글내용 본문

2 언어와 민족은 분리할 수 있다는, 언어제국주의를 지탱하는 언어 이론

 

다나카 가쓰히코

 

 

다나카 가쓰히코는 언어 제국주의를 학술적으로 탐구하기 위해서 그 말이 주는 욕설스러운 어감을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말로 글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언어 제국주의라는 용어의 기원을 레닌의 제국주의론에서 찾는다. ‘자본주의 발전의 최종 단계에서 도달하는, 독점 자본의 세계 분할로부터 전 세계의 경제적, 정치적 영유에 이르는 상태’라는 제국주의의 정의에 자본이라는 말을 ‘언어’로 대체하면서, 언어 제국주의를, ‘소수의 강력한 언어에 의한, 전 지구적 규모에서의 영토적 분할에서 독점으로 나아가는…제국주의 열강의 언어’로 정의한다. 저자는 제국의 언어가 제국에 의한 영토의 분할, 영유에 동반한다는 점에서 언어 제국주의를 제국 언어주의로 바꿔부르는 것이 사태에 보다 더 적절하다고 제언한다.

 

제국언어가 독점적 보급에 이르는 것의 필연성

 

제국언어의 보급은 제국주의적 경제와 정치가 가져오는 필연적인 결과이다. 그 보급은 누구나 평등하게 참여하는 것이 가능한 편의에 의한 것이라고 의식될 것이다. 이러한 편의는 제국의 지배 측에서도, 피지배 측에서도 똑같이 유용하며 필수적이다. 재빨리 질 높은 제국 언어를 획득한 자는 전 제국 규모의, 그리고 이윽고는 글로벌한 활동에 참가한다. 이렇게 하여 제국 언어는 지배, 피지배 관계와 무관한 공평한 지적 세계를 만들어 내는 해방의 기술이 된다. 제국 언어만이 보편성을 갖는 문명의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제국 언어는 민족어와 지방적 언어가 가질 수 없는 압도적인 힘을 가진다. 그것은 가장 현대적인 다양한 표현력을 가진 언어이며, 국한된 지역의 전통적인 생활습관에 얽매이지 않고, 편협한 민족어의 틀에도 지배당하는 일이 없어, 자유롭고 모든 실험적인 모험 가능성이 보증되어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는 소수 언어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언어의 사용영역에 따른 가려쓰기라는, 바이링구얼리즘 전략이 제안된다. 공적인 방면에서는 제국어를 쓰고, 가정 내에서는 민족어를 쓰자는 식의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언어의 활동 분야를 한정하는 것은 사실상 죽음을 압박하는 것이다.

 

언어제국주의에 봉사하는 기만적 담론

 

모든 언어는 언어 체계상 대등하고, 자유로운 사용과 발전의 기회가 보증되어야 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공통된 인식이라면, 언어유산의 보호라는 명목의 개입은 언어 생태학적 밸런스를 침해한다는 칼베의 발상은 괴이쩍다. 여기서 말하는 언어의 생태란 자연과 관련되는 것인데, 여기서는 권력에 의한 언어의 선별과 조작이라는 관념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생태의 밸런스의 밸런스는 권력의 개입 없이는 생각할 수 없는 개념이다.

 

칼베가 조심스러운 태도로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1928년 앙투안 메예의 발언은 좀 더 자신감있고 결연한 것이었다. 프랑스어와 대조하여 브르통어에 대해 ‘조잡하고 불편한 도구’라고 언급한 부분은, ‘조잡한 언어’라는 개념을 단지 근대 생활에 있어서의 요구를 브르통어가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을 지시하는 외에, 언어의 구조에까지 확대하는 사고방식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을 미개한 언어와 발달한 언어라는 식으로 대조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발전 단계의 질서로서의 진화의 도식에 위치시킬 때, 그것은 강한 설득력을 가지고 지적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

 

아우구스트 슐라이허는 이를 더욱 소박하게 다윈의 생물진화론을 그대로 차용하여 언어 진화론을 주장했는데, 슐라이허가 서술한 요점은 적어도 지금까지 충분히 설득력있게 반론되고 비판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아니, 오히려 유럽인들 가운데 그리고 일본인들 가운데 보다 복잡하고 치밀한 구조를 갖춘, 따라서 진화한 유럽의 제 언어에 의해서, 근대의 과학과 학문이 태어났고, 또 담당되어 왔다는 암묵적 양해가 지금까지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유럽의 언어들은 과학기술의 토대를 이룰 뿐 아니라 논리학이라는 학문 자체의 근거이기도 하다. 언어가 사고의 중요한 도구이고, 사고는 언어에 의해 한정된다는 전제를 받아들이고, 근대의 모든 사업이 이들 제국어에 의해 담당되어 왔다고 한다면, 소수 언어에 집착하여 제국어를 거부하는 것은 진보에 대한 역행이 될 것이다.

 

모어를 포기하고 제국 언어로 바꾸기를 권유하는 언어 이론

 

언어 제국주의는, 간접적 압력을 동반하야 진행된다해도 화자 자신의 제국 언어의 광역 커뮤니케이션 공동체에 참여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 없이는 보급되지 않는다. 이러한 바람은 자연적인 것이라기보다, 실은 제국의 메트로폴리스에서 긴 성숙 기간을 거쳐 얻어진 언어에 관한 사고방식, 언어 이론, 특정 언어에서 추출된 문명론적 가치관이 그 충동에 탄력성을 제공한 것이다. 이렇게 언어 제국주의를 가능케 하고, 그것이 정당하다는 것에 동의하도록 유도하는 언어 이데올로기는 다음과 같은 세 개의 측면에서 특징지을 수 있다.

 

① 세계 언어에는 미개한 언어와 진보한 언어 사이의 차이가 있다는 주장

② 세계 언어는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근저에서는 보편적이라는 주장

③ 인간은 자신의 의지에 의해 모어를 버리고 더 훌륭한 언어로 바꿀 수 있다는 주장

 

①의 주장은 일종의 언어 도구관에 서 있다. 좀더 정치한 사고를 위해 좀더 진보한 기술에 적합한 도구로서의 문명어로 이행해야만 한다고 설명해 온 긴 역사를 우리는 알고 있다. (모어 페시미즘의 전통과도 관련)

 

②의 언어 보편성 이론은 언어 능력을 가진 사람은 서로 다른 언어를 배우는 것이 가능하다는, 종으로서의 인류에 공유된 소질을 언어의 보편성의 차원과 혼동한 것이다. 이러한 생물종적 보편성을, 문법이나 의미의 보편성 차원에까지 옮겨서 생각한다면 언어의 다양성은 인간에게 완전히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만다. 이 주장에 따르면 제국 언어를 거부하는 것은 인류의 통일을 향해 나가는 흐름을 거역하는 반동적인 것이 될 것이다.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할 지도 모르는 ③의 주장은 앞서의 주장들과 달리 주체인 인간의 모럴에 압박을 가해오는 것이다. 만일 언어가, 언제나 그것을 말하는 사람들의 의지와 합의에 의해 용이하게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면, 민족문제라고 불리는 모든 문제는 일어날 여지가 없으며, 도대체 언어 제국주의가 문제로 제기되는 것 자체가 생각할 수 없을 터이다. 언어 제국주의는 열세의 언어를 모체로 하는 화자가 자신의 언어가 가망이 없다고 체념하고 특정한 패권을 가진 언어로 이행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이 과정이 자유의지를 가지고 행해진다고 해석할 때, 거기에는 패권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것을 제국주의라고 부르기는 어렵게 될 것이다.

 

메예는 위의 입장에서, 공통어의 형성과 관련하여 그 언어를 말하는 주민의 의지가 얼마나 강하게 관여하는가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이렇게 민족과 언어를 분리해 놓으면, 민족은 언어에 매이는 일이 없이 자유롭게 문명의 최량의 형태를 보이는 언어를 선택하게 되고, 그러한 언어는 제국 언어 이외에는 없다.

 

언어 제국주의가 완벽하게 실현된다면 어떻게 될까

 

민족은 존재 의의를 잃고―민족의 기반을 이루는 에쓰노스(ethnos)의 중핵에 있는 것은 언어이기 때문에―국가도 오늘날과 같은 근거를 잃고 말 것이다. 그때, 민족이나 국가의 의의가 후퇴하는 것에 대응하여, 사회계층의 차이가 강하게, 아마도 어쩌면 최대의 차이로 전면에 등장할 것이다. 언어는 민족성과 분리되어 오로지 계급성과만 연결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레닌의 규정처럼 제국주의가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의 발달의 도달점, 완성점, 바꿔말하면 종말인 것처럼, 언어 제국주의는 인류 언어의 역사상의 도달점을 보이는 것으로 된다. 이러한 도달점이 인간이라는 생물에 적합한지, 바람직한지―이러한 직감이야말로 ‘말의 에콜로지’를 생각하기 위한 종국적인 동기이자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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